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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의료관광을 방해하는 요인

by 째달이 2023. 2. 2.

고객의 구매행위 이면에는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와 심리적 기제가 작동한다. 의료관광객이 의사결정을 할 때, 여행이나 의료서비스와 관련하여 염려하는 바가 있으며, 이런 염려가 의사결정 과정을 지체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의료관광을 가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염려요인들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여행과 관련된 염려

관광객은 다른 나라로 여행하면서 자국과 다른 문화를 경험한다. 문화는 사고방식, 삶의 방식, 전통, 언어, 음식 등 여러 가지를 의미하기에, 의료관광객은 외국의 병원 내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다양한 차이를 경험하게 된다. 호텔, 식당, 쇼핑몰, 거리 등에서 그 나라만의 독특함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의료관광객은 출국 전부터 목적지 국가의 의료수준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전반에 대해 궁금해한다. 예상치 못한 어떤 문제에 부딪히게 될지,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염려할 것이다.

외국으로의 여행 시 가장 큰 염려요인은 의사소통이다.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 나라를 떠날 때까지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해 염려할 수 있다. 인도, 싱가포르 등의 나라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이는 의료관광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각 나라마다 고유한 음식이 있기 때문에 음식의 차이로 인해서 식사를 제대로 못 하거나 알레르기와 같은 신체적 문제를 겪게 되지는 않을지 등에 대해서 걱정할 수 있다. 언어나 음식 이외의 다른 문화적 차이로부터 불편함이나 충격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의 경우 남을 배려하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경향이 강하기에 만일 자신이 정중하게 대우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문화적 충격을 느낄 것이다. 가족과 동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족과의 단절에 따른 외로움과 두려움 등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외에 사회적 인프라 수준도 염려요인이 될 수 있다. 공기의 오염도 외에 전력의 부족, 식수 오염, 교통편이나 도로 사정 등도 고려요인이 된다.

앞에서 기술한 예는 의료관광객이 사전에 고려하고 걱정하는 요소, 즉 여행에 수반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염려는 의료관광의 의도나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의료 관련 염려

여행과 관련된 염려 이외에도 의료관광객은 의료서비스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를 염려하게 된다. 주요 고려내용은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수준, 합병증과 부작용, 사후관리,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제도 등이다.

첫째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의료기관광 의료진의 수준은 의료관광객이 사전에 주의 깊게 살펴보는 내용이다. 목적지 국가의 의료기관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과 진료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지, 의료진은 세계적인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지, 과거의 진료실적과 의료사고건수는 어떤지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외국 병원의 홈페이지나 안내책자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들은 사전에 의료수준을 파악하게 되는데 의사의 교육배경, 진료실적과 같은 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들도 많다. 이런 의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 힘들다면 의료관광의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게 된다.

둘째로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가능성 혹은 그럴 경우의 대처가 용이한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이외에도 자국에는 없는 방문국가에만 있는 질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 외국의 병원에서 환자가 병원균에 감염되어 자국으로 돌아와서 이를 전파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게도 된다. 파키스탄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나 인도에서 간이식을 받은 환자가 B형간염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더 심각한 사례는 인도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영국 환자들이 항생제에 새성을 갖는 슈퍼버그에 감염된 것이다. 인도의 경우 서구에서의 진료경험이 있는 의사들이 많기 때문에 의사의 기술수준은 국제적이지만, 이에 비해 병원시설이나 사회인프라의 질이 낮다. 위생상태가 잘 관리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감염과 같은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셋째로 사후관리가 주요 염려요인이다. 특정 치료의 경우 사후관리가 중요할 수 있는데, 귀국 후의 의료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자국 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 환자가 해외에서 받은 치료에 대해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수반되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외국에서 치료 받은 의료관광객에 대한 사후관리를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 사후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의료관광객 입장에서 중요한 염려요인이 된다.

넷째로 염려하는 바는 의료사고의 보상제도에 대한 것이다. 의료관광객은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지, 보상의 내용과 수준이 어떤지 등에 대해서 사전에 관심을 둔다. 의료사고 시, 외국인 환자의 권리가 적절하게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 인식은 의료관광의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에서 받으려는 치료가 국제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고 실험적인 성격일 때, 의료사고의 리스크는 증가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의료관광객은 의료사고 보상제도로 보호받을 수 잇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미국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는데, 이는 가해자의 악의나 무분별한 과실행위에 대해서 실제 피해액 이외에 징벌적인 성격의 금액을 추가해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인도, 태국과 같은 아시아의 나라들은 미국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 있지 않은데 서구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의료사고에 대해서 관대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태국의 경우, 의료사고로 인한 신체적 문제에 국한하여 보상해주고 있지, 정신적 고통이나 기타 파생적 문제에 대한 보상은 하지 않는다.

미국의 의료관광객이 외국에서 의료사고를 경험하였을 경우, 미국에서와 같은 환자권리를 인정받고 보상받기는 힘들다. 미국인 의료관광객의 권리와 보호라는 이슈는 해외로 나가는 의료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의료사고 시, 외국의 병원이나 법원을 오가야 하고, 기간도 오래 걸리며, 보상판결을 받아도 그 액수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소송기간 동안의 경비와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보상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외국의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묻고 보상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료관광을 주선한 의료관광에이전시, 자국 의료진, 보험회사 등에 일부 책임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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