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수준의 향상이 의료제도의 주된 목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떠한 지표가 국민의 건강수준의 향상을 가장 잘 대변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건강수준의 향상이 얼마만큼 의료제도의 성과에 기인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오늘은 다양한 지표 중에서 건강수준과 관련된 지표를 중심으로 한국의 위치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1. 사망률 지표
2009년 한국 국민의 남녀 평균 수명은 80.3세로 OECD 국가의 평균인 79.5세를 상회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50년 사이에 건강수명은 27.9년이 증가하여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OECD의 평균인 11.2년의 2.5배에 달한다. 한국의 평균수명은 소득수준이나 투입되는 의료비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영유아사망률에서도 한국은 출생아 천 명당 평균 3.5명으로 OECD 평균 4.4명보다 낮고, 과거 40년간의 감소 폭도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영유아사망률은 평균수명보다는 의료제도의 성과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고령화의 진행과 만성질환의 증가에 따라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심장질환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을 보면, 한국 국민의 심장질환 사망률은 가장 낮은 반면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한편, 암에 의한 사망률은 대체로 남자는 OECD 평균보다 높고 여자는 낮다.
2. 기타 건강 지표
사망률 지표 이외에도 불완전하지만 다양한 건강수준 지표가 국제 비교에 사용될 수 있다. 극히 제한된 인구층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건강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저체중아 출산율이 있다. 한국은 출생아의 4.9%가 2,500g 미만으로 태어나는데 OECD 평균 6.7명보다 훨씬 낮다. 스스로의 건강수준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을 확인하는 조사는 상당수의 OECD 국가에서 이루어져 왔다. 한국인은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44.8%로 OECD 평균 69.1%보다 훨씬 낮다. 이러한 경향은 일본 국민과 함께 매년 일돤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응답은 문화적인 영향, 언어의 차이 등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건강수준의 척도로 사용하는 데는 주의를 요한다.
당뇨병 유병률은 7.9%로 OECD 평균 6.5%보다 높다. 암발생률은 OECD평균 수준이다.
3. 종합
한국 국민의 건강수준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한국 국민은 이제 OECD 국가의 평균 이상의 건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수준은 의료제도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국민의 소득수준과 위생수준 등 환경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 강하다. 한국 국민의 건강수준의 향상도 소득수준의 향상과 위생환경의 조성 그리고 국민 영양 조건의 개선 등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50년 사이에 한국 국민의 건강수명이 28년이나 증가하여 OECD 국가 중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는 사실은 의료제도의 성과를 빼고서는 설명하기 힘들다. 소득수준과 의료비의 투입수준을 고려해도 한국 국민의 건강수준은 기대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 의료제도의 성과와 보다 관련성이 큰 것으로 해석되는 영유아사망률에서도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사망률 감소폭이 가장 큰 국가에 속한다. 이러한 여러 지표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의 의료제도는 국민의 건강수준의 향상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더욱이 이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국민의료비로 달성한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 의료제도의 높은 성과이다.
즉, 비용과 효과성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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